이정식 러시아 문학기행 - 박물관이 된 푸시킨의 마지막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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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러시아 문학기행 - 박물관이 된 푸시킨의 마지막 아파트
  • 글/사진 이정식 작가
  • 승인 2019.12.26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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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와 푸시킨의 마지막 아파트 (2)
푸시킨 박물관이 된 푸시킨이 마지막으로 살던 아파트
푸시킨 박물관이 된 푸시킨이 마지막으로 살던 아파트

박물관이 된 푸시킨의 마지막 아파트 

러시아의 국민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이 숨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파트도 도스토옙스키의 아파트처럼 푸시킨 문학 박물관으로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

Q: 푸시킨 박물관이 돼있는 푸시킨이 숨진 아파트는 옛 황궁인 에르미타주 박물관 근처라지요?

푸시킨이 최후를 맞은 푸시킨 집은 황제의 겨울궁전(현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겉으로는 반지하층을 포함해 4층짜리 노란색 아파트 건물 앞으로는 운하가 흐르고 있고 박물관은 집안의 정원을 통해 들어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푸시킨의 집이 황제의 궁전 가까이에 있는 이유는 그가 1834년부터 황실의 침소 부시종장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입니다. 차르 니콜라이 1세가 푸시킨을 침소 부시종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미모인 푸시킨의 아내 나탈리야 곤차로바가 궁정 무도회에 자주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였을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차르가 나탈리아에게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이지요.

푸시킨도 당시 일기에, “침소 부시종장은 내 나이에 걸맞지 않는 직책이지만, 황실은 나탈리야가 궁전에서 춤추기를 원한다”고 썼습니다.

Q: 미모의 아내 때문에 푸시킨은 명을 재촉하게 되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미인 아내 때문에 푸시킨은 속앓이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서 말한 차르 니콜라이 1세도 나탈리야를 내심 좋아했으니까요. 푸시킨은 곤차로바와 13살 차이였는데, 그녀는 남편의 작품활동 같은데는 별 관심이 없고 궁정의 무도회 등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결국 아내 때문에 벌어진 결투로 세상을 떠난 것이니 미인 아내가 화근이 된 셈입니다.

푸시킨 박물관에 들어가면 그의 살림집으로 들어가는 계단 아래 복도에 당시 결투에 사용했던 권총이 전시돼 있습니다. 물론 같은 종류의 총일 것입니다.

Q: 결투를 피할 수는 없었나요?

결투는 푸시킨이 먼저 신청한 것입니다. 당시 귀족사회에서는 아내나 누이를 누군가가 추군대면 명에를 지키기 위해 결투를 하곤 했습니다. 주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권총 결투였습니다. 법적으로는 금하고 있었지만, 결투의 사회적 전통은 게속됐다고 합니다.

푸시킨은 아내에게 관심을 보이는 차르 니콜라이 1세야 어쩔 수 없었지만, 아내를 유혹하려는 프랑스 장교 출신이며 당시 황실 근위대 장교욨던 단체스에 대해서는 분개했습니다. 단테스는 푸시킨의 처형과 결혼해 둘은 동서지간이 되기도 했지만, 단테스와 나탈리야와의 관계에 대한 소문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결투를 하게 됐고, 군인과 시인의 권총 결투 결과 푸시킨은 복부에 치명상을 입고 이틀만인 1831년 1월 29일 자신의 서재 소파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푸시킨은 자신이 쓴 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에 나오는 렌스키가 자기의 애인과 히히덕 거리던 오네긴에게 결투를 신청했다가 죽는 것처럼 똑같은 상황 속에서 38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Q: 푸시킨이 숨진 서재도 그대로인가요?

푸시킨의 큼직한 서재도 잘 보존이 돼 있습니다. 책상과 고동색 소파도 그대로라고 합니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소파가 침대의 역할도 했기 때문에 소파에서 임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푸시킨도 총상을 입은 후 서재의 소파로 옮겨져 거기서 마지막 이틀을 보냈습니다.

집안에는 아이들 놀이방을 비롯해 여러개의 방이 있고, 푸시킨과 나탈리아의 초상화, 푸시킨의 임종 후 그려진 사후 초상화와 데드마스크도 있습니다. 푸시킨은 나탈리야와의 사이에 4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나탈리야는 그 뒤 황실 근위대 란스코이 장군과 재혼했습니다. 란스코이는 푸시킨을 죽인 단테스의 친구였습니다. 나탈리야는 란스코이와의 사이에 아이를 셋 더 낳았는데 니콜라이 1세가 첫 아이의 대부가 돼주었습니다. 나탈리야는 도스토옙스키, 차이코프스키 등이 뭍여있는 넵스키 수도원의 또다른 묘지 구역에 ‘란스코이 부인’이란 이름으로 뭍혀있습니다. 안내 전단에는 란스코이 부인 옆에 괄호를 치고 ‘푸시킨 부인’ 이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푸시킨 집 정원에는 원주형 기단위에 우뚝 서있는 푸시킨의 동상이 찾아오는 이들을 맞고 있습니다.

푸시킨 부인 나탈리야 곤차로바
푸시킨 부인 나탈리야 곤차로바
푸시킨 박물관 정원의 푸시킨 동상
푸시킨 박물관 정원의 푸시킨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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