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호일상컬럼】꿈은 잊지않고 간절히 소망하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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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호일상컬럼】꿈은 잊지않고 간절히 소망하면 이뤄진다.
  • 조근호변호사 ( 전 대전지검장.부산고검장,전 법무연수원장.행복마루대표)
  • 승인 2019.12.0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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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호변호사 ( 전 대전지검장.부산고검장,전 법무연수원장.행복마루대표)
조근호변호사 ( 전 대전지검장.부산고검장,전 법무연수원장.행복마루대표)

누구에게나 롤 모델이 있습니다. 한때 스티브 잡스는 사업가를 꿈꾸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었습니다. 지금은 일론 머스크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지요.

줄스 크롤(Jules Kroll). 그 이름이 저에게는 스티브 잡스였고 일론 머스크였습니다. 그 이름을 지난 8년간 가슴에 새기고 살았습니다. 그를 만나 보는 것이 저에게 꿈이었고, 그가 만든 Kroll Inc.이라는 회사는 저의 회사 행복마루의 비전이었고, 목표였으며, 소망이었습니다.

줄스 크롤은 1941년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코넬 대학교와 조지타운 로스쿨을 졸업하고 검사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곧 출판 사업을 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그 사업을 물려받아 3년간 사업체를 경영하면서 뜻하지 않게 '기업 비리'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는 이 경험을 기반으로 1972년 기업 비리 조사 전문 회사 Kroll Associates를 설립하게 되고, 그 회사는 훗날 세계 최고의 기업 비리 조사 전문 회사 Kroll Inc.가 됩니다. 바로 행복마루와 같은 회사 말입니다.

2004년 줄스 크롤은 32년간 경영하던 Kroll Inc.를 19억 달러, 한화로 약 2조 2천억 원에 매각한 후에도 2008년까지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에 관여하다가 회사를 떠납니다.

저는 2011년 행복마루를 창업할 당시 전 세계적으로 행복마루와 같은 기업 비리 조사 전문 회사가 어떤 회사가 있는지 파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Kroll Inc.라는 회사와 줄스 크롤을 알게 되었습니다.

줄스 크롤이 검사 출신이라는 사실이 저에게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그가 비록 검사를 몇년 하지 않았지만 검사로서의 경험이 그의 사업에 도움이 되었다면 저의 검사 경력이 행복마루를 키워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그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줄스 크롤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Kroll 회사의 동향을 파악하였습니다. 매년 무작정 Kroll 회사에 이메일을 보내 무엇인가 협업을 하고 싶다고 의사를 개진하기도 하였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었습니다. 줄스 크롤을 만나는 것이 저의 버킷 리스트가 되었습니다.

그런 Kroll이라는 명칭을 2019년 11월 10일 오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직원 2명과 같이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디지털 포렌식 컨퍼런스 Enfuse 2019 참석차 라스베가스를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행사 전날 100개나 되는 세션의 발표자 명단을 훑어보다가 뜻밖에도 Kroll의 임원 세 사람이 발표자 명단에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당초 컨퍼런스 참석 목표와는 별도로 Kroll 관계자를 만나는 것을 또 다른 목표로 삼고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첫날인 11월 11일 저녁, 주최 측인 Opentext 회사가 연 Welcome Reception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수백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저는 무모하게도 Kroll 관계자를 만나 보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직원들과 샌프란시스코에서 통역을 도와주러 온 아들 정민에게 Kroll 관계자를 찾으라는 미션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어두운 불빛 아래에서 이름표에 적힌 회사명 Kroll을 발견하기란 불가능임을 곧 깨달았습니다. 기회가 오리라 생각하였지만, 마음은 저도 모르게 바빠지고 있었습니다.

둘째 날인 12일 점심시간에 박재현 이사가 이메일로 접촉한 Opentext 한국지사 임원 S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Kroll 관계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는 Opentext 본사 임원을 통해 Kroll에 연락해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날 오후 3시경 다른 세션에 참가하고 있던 박 이사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Kroll 관계자가 발표자인 세션에 들어와 있습니다. 내일 만나게 약속 잡혔나요." "혹시 발표 끝나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우리가 Opentext를 통해 면담 신청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미팅할 수 있는지 제안해보세요." "끝나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세션이 끝나고 이동 중에 Opentext의 S를 만났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Kroll 관계자 중 최상급자는 오늘 라스베가스를 떠나서 만날 수 없고 대신 남아 있는 사람들과 내일 점심 미팅을 잡았습니다." 드디어 Kroll 관계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난 8년간의 꿈이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박 이사도 세션이 끝나고 Kroll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하였더니 내일 만나는 것은 좋은데 자신은 '침해사고 대응 전문가'라 그에 관한 질문을 하면 답해 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답니다.

실무자라도 Kroll 관계자이니 저로서는 일단 통로가 생긴 셈입니다. 더 상급자를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아쉽지만 하는 수 없었습니다. '내일 미팅이 잘 이루어져야 할텐데…'

컨퍼런스는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었습니다. 주최 측이 준비를 많이 하여 내용이 매우 알찼지만, 그 내용은 저로서는 두 번째였습니다. 첫 번째는 Kroll 관계자를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드디어 셋 째날인 13일 점심, Kroll 관계자 두 사람과 행사장에 마련된 점심 식사 장소 앞 홀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두 명 중 상급자인 M은 다른 약속이 있다며 명함만 주고 자리를 떴습니다. 저희와 미팅을 하게 된 사람은 P로 전형적인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였습니다.

정민을 시켜 통역을 하면서 줄스 크롤이 저의 롤 모델이라는 사실과 Kroll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였더니 놀라는 기색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온 작은 회사의 대표가 자기 회사 창업자를 잘 알고 있으니 의아했을 것입니다. 그 덕분에 이야기는 잘 풀려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실무 전문가에 불과하여 이내 이야기는 사업 이야기보다는 신변잡기로 흘렀습니다. 아쉽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에게 회사에 돌아가면 Kroll 아시아 대표와 연결해 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는 아시아 대표에게 이메일을 써서 저와 연결해 주겠지만 아시아 대표로부터 답장이 오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이메일을 쓰라고 코치해주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Kroll 아시아 대표에게 영향력이 없음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Kroll 관계자와의 미팅은 그저 8년 만에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던 Kroll 회사의 관계자를 만났다는 사실에 의미를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운이 좋아 아시아 대표와 연락이 되면 행운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내일 오전이면 이 행사도 끝이 납니다. 저녁을 먹고 일행들과 호텔 방에서 행사 성과를 정리하고 있는데 박 이사가 소리쳤습니다. "내일 아침 10시 Kroll 미국 서부지역 총책임자와 미팅할 수 있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시아 책임자를 만나기만 해도 너무 좋은 일인데 미국 서부지역 총책임자를 만나게 된다니요. 당연히 만나야지요. 일이 이렇게 급진전되자 우리 측이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과연 만나면 무슨 제안을 해 볼 수 있을까. 서울에 있는 임원과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전략을 짰습니다. "당당하게 나간다." 전략의 핵심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인 지난 달 14일 아침 10시 저희 쪽에서는 저를 비롯하여 4명, Kroll 쪽에서는 전날 먼저 자리를 뜬 M과 서부지역 총책임자 J 등 2명이 카페에서 미팅을 시작하였습니다. J는 마침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다른 컨퍼런스 발표자로 왔다가 제 이야기를 듣고 만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J는 검사를 12년 하고 6년 전에 Kroll에 입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검사 출신이라는 사실에 저와 J는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제가 줄스 크롤에 대해 이야기하였더니 자신이 입사하기 1년 전에 회사를 떠났다며 자기 친구 중에 줄스 크롤을 아는 사람이 많으니 원하면 만나게 해주겠다고 너무 쉽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습니다. Kroll은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한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할 생각이 있는지 있다면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을 의향이 있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J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미 저희 회사를 조사하고 온 양 저희 회사와의 구체적인 협업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일이 진행되다니, 그저 Kroll이라는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번 출장의 성과로 생각하였는데 제 생각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이번 만남이 어떻게 발전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잘 될 수도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저희가 할 탓입니다. 그러나 8년간 줄스 크롤과 Kroll 회사를 간절히 소망하였더니 이런 날이 오는 것처럼 Kroll과의 협업 성공도 간절히 소망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습니다.

꿈은 잊어버리지 않고 간절히 소망하면 반드시 이루어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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