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쓴소리칼럼】문 대통령의 공정, 여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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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쓴소리칼럼】문 대통령의 공정, 여권에 달렸다.
  •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19.10.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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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조선 말, 임오군란의 발단은 불공정에서 비롯됐다.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일본·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에게 문호가 개방됐다. 서양문물이 들어오자 개화파와 위정척사로 나뉘어 갈등이 노골화됐다. 조정은 강한 군대가 필요했다. 조정은 일본의 도움으로 ‘별기군’을 조직한다. 신식군대다. 별기군은 일반병이 아니라 양반집 자제만 뽑은 장교집단이다. 교관은 모두 일본인이다. 나라의 예산은 이 별기군에 집중됐다.그러니 구식군대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장교조직이니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봉급은 13달씩 밀렸다. 대원군 집권시 우대를 받았지만 하루아침에 찬밥이 됐다. 분노가 극에 달했다.

1882년 음력 6월 5일, 한양에 전라도의 쌀이 올라왔다. 구식 군인들은 정말 오랜만에 봉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봉급으로 받은 쌀은 양도 전보다 적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쌀에 겨와 모래가 섞여 지급된 것이다.이를 관리한 선혜청 관리들이 쌀을 빼돌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빼돌린 만큼 겨와 모레를 섞어 구식군인들에게 나눠줬다. 곪아터지기 직전인 이들은 국 선혜청 관리들을 폭행했다. 고종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어떻게 봉급을 13개월 치나 밀릴 수가 있냐. 군인들이 지금까지 반란을 안 일으킨 게 가상한 일이다. ‘군인들의 죄를 묻지 말고 빨리 제대로 정산해서 지급하라,’고 하교를 내린다.

하지만 선혜청 당상 민겸호가 임금의 명령을 무시했다. 제대로 주라는 하교를 거부한 채 오히려 사건 주동자를 구속해버렸다. 구속된 군인들은 장형에 처해졌다. 구식군인들은 몽땅 죽임당할 지도 모른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것이 반란으로 이어졌다. 준비되지 않은 군란이었다. 고종은 개탄했다 그는 ‘똑같은 사람들에게 모자람은 이해한다. 그러나 이들은 불공정·불공평은 참지 못한다’라는 옛 성현의 말을 남겼다. 이처럼 분배와 지급에서 차별, 특혜가 빚어지거나 공정하지 못해 일어난 ‘민란’과 ‘군란’은 우리 역사 속에 수백 건에 이른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가장 강조한 대목은 ‘공정’이었다. 연설 내용 중에 ‘공정’이란 표현을 27차례나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인 동양대 정경심씨가 구속되기 전 전날이다. 이는 아마 조국일가의 의혹을 놓고 불공정과 특혜, 반칙의 논란이 국론 분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최근 표출된 국민 요구에 대해 “제도에 내재된 합법적 불공정과 특권까지 근본적으로 바꿔 내자”고 했다. 이는 그의 결연한 신념 같아 보였다. 그중에도 “경제뿐 아니라 사회, 교육, 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새로운 각오로 임할 것”이라는 점에 힘을 줬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의 키워드는 연설 후반부에도 또 나온다. ‘검찰개혁’이었다. 야당 등이 반대하는 공수처에 대해 “검찰 내부 비리에 대해 지난날처럼 검찰이 스스로 엄정한 문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예로 꺼낸 카드는 권력자 비리, 그중에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이었다. 문 대통령은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사정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 사건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불공정 해소와 검찰개혁 요구를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은 당연하다. 그러면서 정시 비중 확대 등 대입 개편할 마련, 채용비리 피해자 구제 제도 개선 등 구체적인 조치도 제시했다. 그러나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국회 앞에서 빚어진 갈등과 분열의 현장은 누구 책임인가다. 당연히 문 대통령과 여권의 책임이 더 크다. 그래서 문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래 최저치를 보이는 것이다.

국정, 지방행정이 공정하면 정치권의 협치와 통합은 자연스레 이뤄진다. 지지했던 국민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모두 문 대통령이 챙겨야할 백성이다. 하지만 이 정부 들어 정말 국정이, 주요공직자의 인사가, 예산지원이, 정책이 공정했을까. 대전·충청권에서 입각된 이는 현재 18개 부처 중에 단 한명이다. 대전사람 성윤모 산자부장관이다. 그러나 PK와 호남은 비교할 수 없다. 박근혜정부 때 충청권 홀대론, 무장관시대와 비슷하다. 캠코더 인사라는 비난은 왜 생기나. 문재인 대선후보 때 캠프에서 도운사람, 코드인사, 더불어민주당 인물들이 낙하산인사로 중용되는 것은 어떻게 공정을 말할 수 있나. 내가 쓰고 싶은 사람을 인사권자인 내가 쓰는데 웬 참견이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관급이상 인사들은 물론 사법부,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등의 사정기관의 요직은 이 지역사람들이 다 차지했는데 공정을 말할 수 있느냐 말이다. 충청도 푸대접, 충청도 소외 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검사장만해도 47명 중 3명 안팎이 충청도 출신이다. 호남과 PK는 무려 9명씩이다. 광주광역시는 이미 2호선 지하철 공사에 들어갔지만, 대전은 찔끔 약속으로 시간만 보낸다. 이를 외치는 이도 출향인사 몇몇 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역시 지난 7월 말 취임 때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역설했다. 그래서 많은 이가 공감하고 있다. 자신 스스로 정도를 걷고, 공정한 수사를 해왔음에도 불공정인사, 보복성 인사의 피해자다. 그래서 이번 조국 일가의 의혹수사에서도 검찰은 내내 공정성을 내세웠다. 그 공정성을 유지하려다보니, 청와대, 국무총리 및 여당들로부터 숱한 오해와 비판을 받았다. 국정감사에서조차 최후의 보루라는 검찰총장을 깎아내리는 모습을 봤다.

박근혜를 끌어내렸던 촛불시민들로부터 공격도 마찬가지가. 촛불시민들이 서초동과 국회 앞에서 쏟아낸 ‘조국수사중단’ ‘윤석열 퇴진’이란 험악한 비난을 검찰은 그대로 맞았다. 공정한 수사를 위한 진통이라고 믿기에 말이다. 정경심씨에 대한 수사와 구속을 보며 아쉬운 것은 여권의 태도다. 정씨는 자녀 입시와 사모펀드투자, 그리고 증거인멸 시도까지 11가지 혐의가 다 그렇다. 이들이 각종 반칙을 써가며 ‘공정의 룰’을 깬 것이 초점인데 이를 덮으라는 것이 아닌지 의아하다.

과잉수사니, 강압수사니 하는 일각의 비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누구는 특혜를, 누구는 원칙만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검찰총장의 생각이다. 그러니 윤 총장을 향한 일부 유튜브 진행자등의 맹비난이 국민적 분노를 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조국 사태를 유야무야 넘기면 검찰의 존립마저도 위태로워진다. 그때는 무너진 공정도, 원칙수사도 다 소용없다. 특권층, 특정인에만 수사의 편의를 봐주거나 덮어야한다는 주장을 단호하게 거부한 것이 윤석열 검찰이다.

문 대통령의 공정을 강조한 내용 중 아쉬운 대목도 있다. 그중에는 “보수적인 생각과 진보적인 생각이 실용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더 많이, 더 자주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회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이 약속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야당과의 협치는 야당만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권력을 다 쥔 대통령이며, 여당이다. 대통령과 여당이 더 내놓으면 된다. 입과 말밖에 없는 야당에게 동등하게 내놓고 협상하자니까 공정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나라의 무한 책임을 진 문 대통령과 여권은, 연설로 끝낼게 아니다. 공정을 통한 협치를 원한다면 첫무대 검찰개혁 법안이다. 문 대통령은 10월 말까지 처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리 조급하게 밀어붙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여야 4당 공조 틀을 유지하되, 한국당의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한국당도 새누리당 시절 공수처법을 발의했다. 그저 발목잡기만 할 게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공수처 설치를 지지하는 현실을 외면하면 곤란하다. 문 대통령의 주장처럼 국민모두가 돌아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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