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칼럼】막연한 경제낙관론 버려야 불황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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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칼럼】막연한 경제낙관론 버려야 불황 막는다.
  •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
  • 승인 2019.10.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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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초면 집권 후반부로 접어든다. 2년 반 동안 반대와 다른 목소리가 나왔어도, 나름대로 풀어왔다. 광장의 촛불민심으로 세워진 정권이라 광장 밖의 여론도 적잖았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한 두 번을 빼고 민주정부 쪽의 대통령 후보에게 던진 표를 던졌던 나로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도 컸다. 생각도 고루하지 않고, 역동적인데다, 솔직함과 소신있는 결기 또한 정서에 맞아서다.

하지만 직면한 난제 중에 경제문제를 보는 시각은 기대 밖이다. 그중에도 민생 경제는 파탄 위기인데도 '괜찮다'는 청와대 상황인식이 한심스럽다. 지금 우리의 경제지표가 '위기'다. 그러나 엊그제, 청와대 이호승 경제수석은 "경제위기설은 과장됐다"고 불만이다. 수출은 물론 기업투자, 소비자물가 등이 부진이 늪에서 헤매는 탓을 해외로 돌린다. 경제지표의 추락은 미·중 무역분쟁일뿐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실패라 아니라고 우긴다.

이는 지난해 봄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답과 비슷하다. 당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부의장이 "경제침체국면의 초입에 와있다"고 경고하자 그는 발끈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회복 국면이다. 월별통계로 향후경제를 평가하지 말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경제가 나아진 분야는 거의 없다. 경제학자들과 야당일각에서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하자, 되레 큰 소리를 친게 청와대요, 정부였다.

 문 대통령도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 5월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이 언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였다. 그러면서 6월 지방선거에 앞서 "평화가 곧 경제"라고 외쳤다. 남북관계복원이 경제회복으로 이어진다는 기대를 갖게했다.

 여기에 당시 이호승 일자리비서관은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일자리가 급감에 대해서도 긍정효과로 봤다. 그는 "봄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 후에도 우리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런데도 소득주도성장의 주역인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의 논리도 기가 막힌다. 그는 그해 " 연말까지는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온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조선·자동차의 회복세에 들어 "물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된다(득시무태(得時無怠)"고 낙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정책추진자들의 장밋빛 전망은 사실과 크게 달랐다. 또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도,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호승 일자리비서관이 호언장담도 다 틀렸다.

무너진 서민경제의 틀앞에 국민의 아우성과, 근근히 버텨온 기업들의 비명소리와는 전혀 딴판의 예상이었다. 일시적인 침체분위기가 아니라 미래를 먹고사는 경제방향은 한치의 앞도 보기 어려운 암담한 현실이었다. 그 후 홍남기 경제 부총리체제로 바꿨지만 똑같다. 지난 3월 개각에 즈음해 정부는 또 낙관했다. 정부는 그 때 "주요경제지표들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긍정론을 제시했다. 경제단체 및  전문가들과 야당 일각에서 침체에서 악화되어 경제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우려했다. 그러나 정부의 답은 이와는 180도 달랐다.

 뿐만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초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제지표가 성공으로, 올바르게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경제계와 국내외 언론들이 'D(디플레이션)의 공포', 'R(경기침체)의 공포'를 제시했으나 전혀 다른 판단이다.

 일자리비서관에서 자리를 옮긴 이호승 경제수석도 이달들어 "경제위기설은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 2일 "수정성장률(2.4%∼2.5%)도 달성이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호승 수석은 이런 위기론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이를 시인하지 않는다.

이와달리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 낙관론이 잘못된 상황 인식임을 보여주는 수치가 여럿이다. 오죽하면 지난해 12월 정부가 세운 '2019년 경제전망'을 폐기해야할 처지라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문재인정부 출범후인 지난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2년 넘게 하강 중이지만, 정부는 도리질을 해왔다.

그사이 정부는 최저임금 29%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법인세와 소득세율 인상 등에 들어갔다. 그로인해 나아 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1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면서다. 정부의 이 장밋빛 희망은 결국 절망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7월 기재부와 통계청의 수치에서도 나온다. 정부가 -0.4%로 추정한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8월까지 -11.8%로 큰 격차가 있다. 수출 증가율을 보면 작년 연말 전망할 때 3.1%였으나, 7월에 -5.0%,올 1월부터 9월까지 -9.8%다.
 물가상승률도 역시 그렇다. 지난해 12월 1.6%로 예상했으나, 7월에 0.9%, 그리고 올 9월까지 0.4%다. 종합한 경제성장률도 문 대통령과 정부책임자들의 전망치와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연말 올해 경제성장률을 2.6%∼2.7%로 낮춰 잡았지만 실제는 2.4%∼2.5%로 낮고, 지금은 2%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황당할 따름이다.

이 정책 오판은 엄청난 실책을 낳는다. 단순히 통계를 잘못 읽은 거라면 수정이 가능하지만, 정책의 오판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책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오판은, 자칫 과도한 자신감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까지 흔들 수 있다.

 그래서 잘못된 진단을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부르고, 잘못된 처방의 기회조차 잃어버린다. 단적인 예가 판단이 시장과 다르다보니 규제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노력보다 재정을 쏟아붓는 단기대책만 수두룩하게 양산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모두 국민의 혈세뿐이다.

이제라도 장기침체위기를 직시해야한다.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 모두 해법을 찾는 자리에 모여 앉아야 된다. 실물경제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하는 것이다. 1990년 이후 디플레이션(경기침체에 따른 장기간 물가하락)을 겪으며 극심한 장기불황을 맞은 일본처럼 안 되려면 대응마련을 서둘러야한다. 근거없는 낙관론을 버리고, 서둘러 대안마련만이 묘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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