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 칼럼】'암살'의 염석진이 최후에 말한 '영원한 권력'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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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칼럼】'암살'의 염석진이 최후에 말한 '영원한 권력'의 착각
  •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19.09.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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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발행인)

 

광복 70주년에 즈음, 2015년 개봉된 ‘암살’이란 영화가 있다. 배경은 1933년. 일제로부터 국권을 잃은지 23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해방은 그로부터 12년이 더 지나 이뤄졌다. 영화를 통해 영원한 권력은 없다는 사실과, 욕심과 막연한 기대가 얼마나 잔인한 지도 보여준다.

영화의 뼈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염석진(이정재)'의 변절이 소재다. 그는 학생시절에 일제 총독 암살을 시도하다가 체포, 밀정이 됐다. 거짓 탈옥으로 풀려난 그는 친일 권력가인 '강인구'의 집에 숨어들었다. 강인구에게는 독립군을 돕는 아내와 쌍둥이 두 딸이 있었다. 강인구는 아내 때문에 자신의 출세가 막힐까봐 아내를 청부 살해한다.

아내가 살해되자 한 아이는 강인구에게 남고 다른 아이는 유모에 의해 만주로 가게 된다. 남은 아이는 '미츠코', 만주로 간 아이는 '안옥윤(전지현)'으로 큰다. 영화에서는 미츠코나 안옥윤이나 전지현이 1인 2역을 한다.

안옥윤과 염석진의 끈질긴 악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김원봉은 임시정부 김구에게 친일파 강인구와 조선 주둔 사령관 '카와구치' 암살을 제의한다. 이에 염석진은 저격수 안옥윤, '속사포', '황덕수'를 암살조로 만들어 조선으로 보낸다.

염석진은 그러나 '하와이 피스톤'과 '영감'을 따로 불러 이들 암살조를 죽여 달라고 청부한다. 겉으론 독립군의 일, 뒤로는 친일 앞잡이를 하는 것이다. 김구는 그를 의심, 미행조를 붙이지만 모두 그에게 살해된다. 그리고 조선으로 떠나 강인구에게 암살정보를 넘긴다. 정보가 새는 바람에 안윤옥의 임무인 강인구와 카와구치 살해는 실패했다.

언니 미츠코는 어릴 때 헤어진 동생 안옥윤을 찾아온다. 하지만 동생이 암살범임을 알고 당혹해 할 때 강인구가 일본군과 들이닥쳤다. 미츠코를 안옥윤으로 착각한 강인구는 사살한다. 안옥윤은 이를 역이용해서 강인구의 집으로 들어간다. 언니는 사령관 카와구치의 아들과 약혼한 사이다. 결혼식 날, 이암살조의 속사포가 기관총으로 쑥밭은 만들었다.

안옥윤은 카와구치를, 하와이 피스톨은 강인구를 처치한다. 그녀는 하와이 피스톨을 도움으로 피해 나왔으나. 추격한 일본군에게 포위당했다. 일본군은 그녀를 미츠코로 알고 구해준다. 해방 후에 염석진은 친일파에서 대한민국 고위급 경찰로 변신, 반민족행위 재판을 받았으나 증거불충분으로 모두 무죄였다.

그러자 안윤옥이 "16년 전,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하고 총을 겨눈다. 그러면서 "왜 동료를 배신했냐"고 묻자 염석진이 말했다. 그는 “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해방될 걸 알았으면 그랬겠나..."였다. 영원할 줄 알았던 권력이 한줌의 연기만도 못한 것을 뒤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과거 정권때 이른 바 실세라는 이들의 전횡에 뒷날 그렇게 말했다. 유신헌법이 마치 바이블처럼 알았던 박정희 정권때 고위 인사도 훗날 언론인터뷰에서 “박 정권이 무너질줄 몰랐으니까...영원할 줄 알았으니 그랬다”고 말했었다.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아래에서 실세였던 이미 고인이 된 충청권 인사도 ‘왜 군부독재때 일부 대기업을 해산시키고, 삼청교육대를 만들어 인권을 유린하고 권력을 사유화했느냐’는 5공 청문회에서의 답도 비슷했다. 그도 “전두환 권력이 평생 갈 줄 알았다. 5공 청문회증인으로 나올 줄 알았겠느냐”고 탄식하던 목소리가 들린다.

문재인 정부 아래서 실세였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무려 11가지로 고발되고, 이어 그와 일가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착수됐다. 윤석열 검찰이 피의사실공표에 신중한 탓에 죄가 있는지, 언론에 밝혀진 의혹들이 죄가 되는지, 아니면 또 다른 혐의가 있는지 아직은 모른다.

다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정의와 진실을 외쳐온 윤석열 검찰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윤 검찰총장은 아다시피 반칙과 불법에는 호된 검사다. 상식과 원칙이 아니면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좌천과 승진탈락 등 불이익을 받을지 언정 꼿꼿한 검사여서 검찰 안팎의 신망이 두터웠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나는 정치검찰이 아니다’를 힘주어 설명하는 것이다.

낙양의 지가를 올리는 조국 후보자의 문제도 본인을 물론 검찰의 사활이 달린 문제다. 그래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휘부와 청와대측이 검찰수사에 왈가불가하는 것은 곤란하다. 또 옳거니 그르니 하는 보수야당들의 당리당략도 절대 안된다.

찬반으로 갈라져 호불호를 외치는 것도 후진문화일 뿐이다. 시비이고 검찰수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관여다. 법치국가에서 법무부장관의 역할과 임무를 상기하면 그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역사는 매일 밥먹듯이 어제, 오늘 내일 똑같이 진실을 담는 그릇이고 연결하는 끈이다. 하지만 정치와 권력은 영원할 수 없다는 영화 ‘암살’의 염석진의 말과 같다. 권력은 영원할 수 없다. 그래서 진실을 기록하려는 언론들이 의혹을 밝히라는 사설과 칼럼이 넘쳐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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