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순례 시인, 시집 ‘울컥’ 출간사진작가 박종준씨와 콜라보 “간절한 그리움으로 다가가야 할 서정을 위하여…”“이번 시집의 지향이 저 강물과 같다.
올해로 시력 25년차인 함순례 시인이 우리 삶의 희로애락과 평화와 상생을 노래하는 서정시 50편을 사진과 함께 엮은 네 번째 시집인 오후시선 05 '울컥'<사진>을 도서출판 역락에서 출간했다. 1. 간절한 그리움으로 다가가야 할 서정을 위하여 강물이 흐느끼는 소리 <울컥>, p.17. 함순례 시인은 첫 시집 '뜨거운 발'과 두 번째 시집 '혹시나'에 수록한 시편들을 통해 민중적 서정을 몸체로 한 리얼리즘의 진수를 보여줬다. 지난해 출간한 세 번째 시집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에서도 시인은 ‘당신’을 향해 뻗은 수많은 굽은 길들을 모더니즘 형식으로 전유(轉游)하며 리얼리즘과 결합을 꾀하고 있다. 소외되고 뒤쳐진 존재들에서 슬프고 아픈 기미를 발견해 타자를 구체적인 ‘당신’으로 호명하고 있다. 세 권의 시집을 통해 시인은 슬프고 아픈 기미를 찾아 치열하게 끌어안으려는 마음을 고스란히 시집 속의 시편들에 녹여 내고 있다. 2. 지극한 안부이자 저녁의 노래들 사진과 함께 엮은 이번 시집 '울컥'의 지향점 또한 전작들과 다르지 않으나, 시인은 여전히 분명하고 맑지 않은 세상에 대해 격렬히 토로하기보다는 말을 아끼고 묵묵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윤슬이 흐르는 저녁 강물을 말없이 바라보며, 깊고 아득한 울림으로 반짝이는 물결의 노래를 듣는 시인의 뒷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게 된다. 시인은 어떤 큰 산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마흔 갓 넘은 나이였다 시인은 ‘무엇을 적겠느냐 무엇을 쓰겠느냐’ 스스로 자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심에 닻을 내리고 오래 묵묵하겠다’는 결기가 시편들마다 울림을 전한다. 한 편의 시가 찻집을 열고 밥상을 차리고 “꽃눈과 눈꽃, 얼어붙은 몸과 몸이 안간힘으로 달아오른”(품는다는 것) 경계에서 ‘오늘도 무사히’ 경배의 하루를 살아내는 너와 나, 당신에게 “나 잘 있어, 살만해”(진눈깨비)라고 들려주고 싶은 말. 지극한 안부이자 저녁의 노래들이 이번 시집의 시편들마다 녹아 있다. “시는 이렇게 미치는 것이라고, 스며들고 번지는 것”이라고 시인이 어둑한 강가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3. 차례 제1부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저녁에 내리는 비 제2부 불멸의 사랑에 이르는 지도가 아라연꽃 제3부 오랜 경배의 하루가 품는다는 것 제4부 나 잘 있어 봄은 멀어서
저녁 강물에 윤슬이 흐른다. 이번 시집의 지향이 저 강물과 같다. 시와 사진이 만났다.
함순례 1993년 ≪시와 사회≫로 등단하여 시집 '뜨거운 발', '혹시나',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를 냈다. 6. 사진작가의 말 그림이 더하는 예술이라면 사진은 빼는 예술이다 시간과 공간이 멈추기 직전의 짧은 순간까지도 나는 뷰 파인더에서 무엇을 덜어낼지 망설인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느낌만 남은 그 곳에 내 생의 이력이 잠깐 머물다 간다. 7. 사진작가 소개 박종준 카메라를 손에 쥔지 15년이 흘렀다.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과 정기 전시회를 열며 문예지에 사진에세이도 싣고 있다. 사진은 카메라가 아니라 사람이 담는다. 사람과 사물, 그 곁에 긴 여백과 여운의 울림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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