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제=신수용 대기자 권오헌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 일저녁 문재인 대통령이 진보·보수의 갈등을 키운다며 "퇴임 후가 안전하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함께 토론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국민까지 대통령이 껴안아야 하나"라고 이를 반박했다. 뉴스 1등에 의하면 유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 전 한국당 대표는 이날 유튜브 합동방송 '홍카x레오'에서 정치·경제·사회·안보 등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150분간 열띤 논쟁을 벌였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이후 국회 올스톱으로 치닫는 보수-진보 양진영간 견해차를 반영하듯 '이념' 문제를 놓고 심한 신경전도 벌였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보·보수의 갈등을 키운다"라며 "퇴임 후가 안전하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국민까지 대통령이 껴안아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한 '독재자의 후예' 발언을 거론하며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들이 이제 서로 증오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지 자기 진영의 대통령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은 5·18 민주화운동은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말"이라며 "예컨대 5·18 민주화 운동에서 북한 특수부대가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껴안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 대통령의 의무냐"라고 맞받았다. 유 이사장은 "보수 우파에 있는 분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나. 그러나 그분들은 자유를 탄압한 분들"이라고 지적하자, 홍 전 대표는"자유를 제한했다는 측면에서는 받아들인다"면서도 "정권의 운영과정에서 공과가 있다"며 겨냥했다. 토론에서 핫이슈는 경제문제였다. 유·홍 두 사람은 이 키워드 하나로만 40여분간 열띤 공방을 벌였다. 홍 전 대표는 "참 걱정스러운 것이 IMF 이후 서민경제가 최악"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문재인 정권이 경제활성화를 이루고 서민들이 살게는 해줘야 할텐데 지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다만 빨리빨리 성과를 내려면 조금 더 힘있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홍 전 대표는 국가채무비율 확대 방침에 대해 "이런 식으로 국가채무를 증대해서 퍼주기 복지에 사용하다가 자기는 (임기가 끝나) 나가버리면 그뿐"이라며 "후임자가 들어와서 파탄 지경에 이른 국가재정을 안고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라는거냐"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나 "채무가 있으면 자산도 있다"며 "항상 양쪽이 있는데 채무액만 부풀려서 무슨 큰일이 날 것처럼 말한다. (채무) 증가속도가 빠르던 보수정부 시절에는 그 얘기를 안하지 않았나. 왜 이제 와서 그런 얘기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두사람은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두고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유 이사장은 "전 거래 조건이 맞으면 (비핵화)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북이)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굳이 핵을 가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권력층을 완전히 비이성적이고 괴물 같은 집단으로만 보면 해법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홍 전 대표는 "지금 북핵을 만들고 탄도미사일을 만들었다는 것은 적화통일, 남침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은 미국의 개입을 막고 유사시에 적화통일을 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핵과) 미사일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국 최대현안인 패스트트랙과 선거제 개편안을 놓고도 충돌했다. 홍 전 대표는"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는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이지,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민의에 부합하는 선거제도가 좋은 선거제도라고 생각한다"며 "투표율·득표율에 따라(의석을 가져가는 제도가 좋은 제도)"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지금의 정치 제도로는 다양해지는 시민의 정치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언급하고 "100%는 아니지만, 국민의 정당과 정책 노선에 대한 지지를 어느 정도 반영하자는 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패스트트랙 제도 자체를 놓고도 서로 '민주주의 절차'와 '논의하는 척하고 표결하는 것'이라며 전혀 반대의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논쟁을 이어가면서도 서로에 대한 '뼈있는 말'을 시시각각 주고 받았다. 홍 전 대표는 방송 초반 "야당은 왜 못된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가. 야당은 힘이 없기 때문에 한 방에 가슴 찔리는 소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고, 유 이사장은 "야구할 때 상대방이 잘하면 빈볼을 한 번씩 던지고 하는 건데, 그래도 머리를 맞히면 안된다"고 응수했다. 사회자인 변상욱 교수가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가 좋아지면 '홍카콜라'에서, 경제가 파탄이 나면 '알릴레오'에서 사과방송을 하자고 제안하자 유 이사장은 "나라가 거덜나면 사과하겠다"고 한 반면, 홍 전 대표는 "사과 안해도 된다. (경제가 살아나면) 좋은 일인데 왜 사과를 하나"고 하며 끝까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두 사람이 서로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탐색전'을 벌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을 '대선 불펜투수'로 표현하면서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자신은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민주당 대선 잠룡들은 다 괜찮다"고 출마 관측을 비켜갔다. 마무리에서 홍 전 대표는 "내가 볼 때 100% (정치권에) 들어온다"고 했고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가 불펜에서 내려와 관중석에 올라오셔서 저랑 낚시도 다니고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넘겼다. 또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에게 "10년 전보다 깐죽거림도 없어지고 많이 유해졌다"고 했고,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에게 "모서리를 다듬으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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