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제=권오주 이은숙기자]최근 감정원이 내놓은 조사를 보면 세종시의 부동산경기의 현주소를 읽게한다. 턱없이 상가 분양가가 높아 임대수익이 불가능한데다가 세종시내 상업용지를 너무 잘게 짤라 파는 바람에 대형쇼핑물들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공실률이 전국 최고로 높고, 경매가 쏟아져도 매기가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는 것이다.[세종경제신문 4월7일 13일 25일, 5월3일등 보도] 그런데도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이춘희)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청장 김진숙)은 계속 2만명이상인 읍·면·동마다 10개의 대형 복합커뮤니센터건물을 오는 2022년까지 짓거나 지을 계획이어서 공실률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8일 현재 최저 경매가는 6억1328만원으로 감정가의 34%까지 낮아졌다. 오는 6월 13일 법원 경매에서도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다면 최저 응찰가는 감정가의 24% 수준(4억2000여만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세종시 경매시장에서 이같이 반값에도 낙찰되지 않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건물내 사무실의 공실이 크게 늘고 상권이 위축되면서 경매로 넘어간 상가는 늘어도 매기는 거의 없다. 2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1~4월) 세종시 상가 경매 건수는 모두 11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체 진행 건수(19건)의 58% 수준에 그친다. 수치로 봐 지난해 경매 건수의 절반 이상을 넘었다고 좋아할 형편이 아니다. 왜냐면 낙찰된 물건은 단 한 건도 없다. 지난해 세종시 상가의 낙찰률은 26.32%, 낙찰가율은 61.30%를 기록했다. ▶세종시에서 상가 경매 물건이 급증하는 것은 대규모 공실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감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세종의 중대형 상가(연면적 330㎡ 이상 또는 3층 이상) 공실률은 18.3%다. 이는 전국 평균 11.3%을 웃도는 데다, 전국에서 공실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규모 상가(연면적 330㎡ 이하 또는 2층 이하) 공실률 역시 13.4%(전국 평균 5.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제종시 부동산 전문가들은 "팔기 쉽게 하기 위해 세종시 지역내 상업용지를 너무 잘게 쪼개 팔았다”며 “결국 필지가 협소해 대형 쇼핑시설은 들어올 수도 없는 대신 개별 상가가 들어오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져 공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분양가도 경매 속출의 원인이다. 세종지역 전용 162㎡ 1층 상가를 18억원에 분양받아 연 4% 이상 투자 수익을 내려면 보증금 3억원에 월세 700만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실제 임대료 현실과는 큰 격차가 있다. 어느 정도냐면 경매에 나온 고운동 1층 상가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32만원수준이다. 세종지역내 투자전문카운셀러는 세종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세종시내 상권을 형성할 만한 배후가구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이 너무 많이 됐다”며 “분양가도 너무 높아 임대수익으로 투자금을 만회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기자가 세종중심도시지역의 5곳의 중개업소를 방문해 알아보니 상황은 비슷하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 세종시에는 근린상가, 단지 내 상가, 중심상업지역 상가 등 상가 종류와 관계없이 임대료를 낮춰도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목이 좋은 곳이든, 그렇지 않은 곳이든 세종지역 상가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심지어 세종시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지구로 꼽히는 A동에서 2014년 입주한 2층 상가의 경우 15개 점포 중 6곳이나 비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상가는 준공 후 5년 내내 공실인 곳도 있다"라며 "영업 중인 9곳 중 5곳은 공인중개사 사무실이다. 다른 주변 상가도 대부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임대료도 하향 곡선=세종지역 사무실 임대료도 급락하는 추세다. 세종시 B지역의 한 상가는 처음 몇 달간 공짜로 점포를 빌려주는 '렌트프리' 조건을 내건 상가 건물도 수두룩하다. 올들어 1분기 세종시의 중대형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2018년 12월말을 100으로 놓고 비교할 때 0.31% 하락한 99.7다. 중대형만이 아니다. 소규모 면적의 상가 역시 0.34% 내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중대형은 2.52%, 소규모는 5.17%나 크게 떨어졌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전국의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중대형과 소규모 모두 평균 0.71%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세종시 상가 입주민만 유탄을 맞고 있다. 세종시에 상가 건물을 지어놔도 입주해 장사하려는 사람이 적다보니 덩달아 병의원과 쇼핑시설 등 꼭 필요한 업종이 태부족이다. 이런 생활 정주 여건이 안좋으니 주민들은 금요일부터 문을 닫고 철수한다. 세종시민중에는 또 상당수가 서울이나 대전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세종시 아름동 공인중개사 C씨는 "세종시는 주말이면 죽은 도시"라면서 " 도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상권 침체가 심각하다. 이러다가 가게 대부분이 1, 2년을 넘기지 못하겠다는 비명이 쏟아진다"고 했다. 실지 세종시내에 폐업과 공실이 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경매로 넘어갈 처지에 있는 상가가 한두곳이 아니다. 세종지역 부동산 카울셀러는 “세종시가 신도시로 형성될 초기 단계에 임대인이 임대료를 너무 높게 불러 인프라가 자리잡지 못했다”며 “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가가 늘고 있어 경매 물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도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지역 10개 읍면에 100억에서 200억원씩 소요되는 복합컴뮤니티센터 (복컴)를 짓거나 지을 계획이라고 밝혀 부동산업계와 상가업주등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달 25일 출입기자정례브리핑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무려 인구 2만명이 넘는 10개 읍면을 선정, 복컴을 짓기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 연말 착공되는 조치원읍 제 2복컴을 마지막으로 읍면지역 1단계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달 설계공모를 추진하는 전의면 복컴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금남.부강.전동면등 2단계 4개 복컴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시작되는 3단계 장군·연서·소정면 복컴의 겨우 우선 공공시설 공간확보가 시급한 장군면은 내달부터 기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표가 나오자 세종지역 부동산 업계와 상가업주들은 즉각 반발하며 "세종시의 빈건물과 공실률을 해결하기위해 빈사무실을 활용지 않고 오히려 새 공공건물만 짓겠다니 시민을 위한 시정(市政)인지 의문이 간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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