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제=신수용 대기자]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 역사상 첫 최고상이자, 세계 3대영화제(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 기준으론 2012년 김기덕 감독(베를린영화제 황금사자상) 이후 두 번째로 한국영화의 국제위상을 높인데다, 봉감독이 영화계의 거장으로 우뚝섰다. 25일 오후(현지 시각)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봉준호 감독과 작품 이름을 발표했다. 2006년 '괴물'이 비공식부문인 감독 주간에 초청받은 이후, 미셸 공드리 및 레오 카락스와 함께 연출한 '도쿄!'가 2008년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으며, 2009년엔 '마더','주목할만한 시선', 2017년엔 '옥자'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본상 수상은 칸영화제 단골손님이었지만 상과는 인연이 멀었던 한국 영화의 지난 9년을 돌아볼 때도 의미가 크다. 이창동 감독의 '시'(2010)가 각본상을 받은 이후 임상수, 홍상수 감독 등이 꾸준히 경쟁 부문에 진출했지만 상을 받진 못했다. 지난해 이창동 감독이 '버닝'으로 경쟁에 진출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역시 수상하진 못했다.
송강호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 때마다 해당 작품이 상을 받았다는 특이점이 있다. '기생충'이 본상을 받음으로써 송강호의 이색 기록 또한 이어가게 됐다. 앞서 '박쥐'는 심사위원상을 '밀양'은 전도연이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수상의미. 수상의 특징은 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들 중 그간 칸영화제에서 한 번 이상 본상 수상을 했던 감독이 대거 포진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 쏘리 위 미스드 유'를 들고 온 켄 로치 감독과 '영 아메드'로 초청받은 다르덴 형제는 모두 두 번씩 황금종려상을 받은 인물들이다. 켄 로치 감독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과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로, 다르덴 형제는 '로제타'(1999)와 '더 차일드'(2005)로 최고 영예를 안았다. 또 '어 히든 라이프'로 초청된 테렌스 멜릭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들고 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메크툽, 마이러브:인터메조'로 초청받은 압델라티프 케시시도 각각 한 번씩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었다. 테렌스 멜릭은 2011년 '트리 오브 라이프'로, 쿠엔틴 타란티노는 '펄프 픽션'(1994)으로, 압델라티프 케시시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로 해당 상을 받았다. 전통의 거장 외에도 첫 장편 '아틀란티스'로 경쟁 부문에 초청받는 기염을 토한 마티 디옵, '포트레이트 오브 레이디 온 파이어'로 온 셀린 시아마 등은 상영 이후 마켓과 평단에서 고른 호평을 받으며 수상 여부가 주목되기도 했다. ▶기생충외에 제72회 칸영화제 주요 수상작 ▶봉감독의 수상 소감. 봉준호 감독은 수상 "수상 멘트를 준비하지 못했다"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감격했다. 그는 스태프 이름을 한사람씩 호명한 뒤 가족과 여러 관계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직후 그는 주연을 맡은 배우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봉 감독은 소감 이후 시상을 맡은 프랑스 국민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 이 기사는 국내외 외신을 일부 인용해 작성했습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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