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톈산산맥 초원기행 (7)- 어미말과 망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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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톈산산맥 초원기행 (7)- 어미말과 망아지
  • 이정식 / 언론인
  • 승인 2014.05.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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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날 (7/26), 꿍나이스에서의 하루

꿍나이스로 가는 길

▲ 빠인부르크에서 꿍나이스로 가는 톈산산맥의 산중턱 도로

몽골어로 ‘샘(물)이 많은 곳’이란 뜻을 가진 빠인부르크에서 마지막 경유지인 꿍나이스로 출발한 시간은 7월 26일 오전 9시.
꿍나이스로 가는 길 역시 나라티에서 빠인부르크 가는 길처럼 7-8부 능선의 산중턱 길을 한참 지나야 했다. 도로를 비교적 잘 닦아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길에 잠깐씩 차를 세우고 말과 양과 유목민들의 모습과 멀리 설산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행중 한분이 양을 치는 유목민 텐트에 접근했다가 양 지키는 커다란 개에게 위협을 당해 본인은 물론 멀리서 바라보던 이들도 몹시 당황해 한 일도 있었다. 다행히 주인이 나와 위기는 모면했다.
이날 점심도 전날처럼 도로 옆 냇가 근처에서 라면과 햇반으로 해결했다

점심을 먹고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앞에 가던 차들이 모두 서 있었다. 가이드가 차에서 내려갔다 오더니 교통사고가 나 어린이가 한명 사망했다고 한다. 그 때가 오후 1시 20분. 사고처리가 끝나 통행이 시작되기까지 두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꿍나이스는 사고 지점에서 멀지 않았다.

▲ 사고로 꿍나이스로 가는 길이 막혀있다.

꿍나이스의 작은 장터에서

꿍나이스는 도시라기보다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마침 이날 길 옆에는 작은 장터가 서 있었다. 수박, 하미과, 복숭아, 포도 등 과일과 옷, 말안장, 칼 등을 파는 천막 상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도로 옆 간이식당 앞에는 양고기가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이 양고기를 베어내어 양꼬치구이를 현장에서 만들어 팔았다. 우리 일행도 이 간이식당에 들어가 양꼬치를 조금씩 맛 보았다.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일단 1백위안 어치를 달라고 했는데 스무 꼬치를 주었다. 한 꼬치에 5위안인 모양이다.
만들어져 있던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가족들이 꼬치를 그때그때 만들었다.

▲ 양꼬치구이와 유명한 신장 포도

구울 때 소금과 고추가루와 향신료를 뿌린다며 선택을 하라고 했다.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려달라고 했는데 구워진 후 먹어보니 짜고 매웠다. 그런 경험 덕에 다음날 밤 우루무치 공항에 들어가기 전에 야외 식당에서 양꼬치구이 주문할 때는 소금만 뿌려달라고 했다.

꿍나이스 길가에서는 위구르인 젊은 내외가 낭을 팔고 있었다. 자기집 앞인 듯 했다. 앞서 말했듯이 하나에 3위안이라고 했다. 집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것인데 낡고 허름했다. 식구가 아이 어른 포함해 여럿 보였다. 낭을 팔아서 생계를 꾸려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했지만 가족들의 표정은 구김살 없이 밝아보였다. 여기서도 낭을 몇 개 샀다.

▲ 꿍나이스 길가에서 낭을 팔고 있는 젊은 위구르인 내외.

이날 촬영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산 아래 드넓은 유채꽃밭이었다. 양꼬치구이와 유명한 신장 포도를 맛보고 거리를 잠시 둘러보고 있을 때 이곳의 산림관리원이자 사진작가인 장젠(42세)씨가 우리를 안내하러 왔다. 차를 타고 20분쯤 간 것 같다. 유목민의 통나무집이 드문드문 보이는 매우 한적한 곳이었다. 노란 유채꽃밭이 산아래까지 넓게 뻗어있고 말들이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이 평화로웠다. 멀리 어미말을 따라가는 망아지의 귀여운 모습도 보였다.

▲ 유채꽃밭과 말들. 멀리 어미말을 따라가는 망아지가 보인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유목민의 둥근 천막(유르트)을 찍기 위해 도로옆의 가파른 언덕을 한참 올라갔다. 그러나 기다렸던 언덕 바로 아래 천막에선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았고 한참 후 저 멀리 산 기슭의 유르트에서 연기가 올라왔다.
푸른 초지와 뾰족한 침엽수림과 그 앞의 작고 하얀 유르트와 양떼. 그곳에서 피어오르는 저녁 짓는 연기. 그들에게는 그것이 삶의 현장이고 일상이지만 그 자체가 또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 멀리 유목민의 하얀 텐트(유르트)에서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우리는 이날도 밤 10시 넘어 저녁 식사를 했다. 여행중 밤 10시 전에 식사한 일이 없는 것 같다. 밤 10시 무렵 해가 완전히 지기 때문이다. 일몰 전에 호텔로 들어가는 상황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저녁 식사가 차려진 곳은 꿍나이스의 장젠씨 식당이었다. 작고 허름했다. 가이드가 그곳을 식당으로 정한데 대해 미안한 기색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장젠씨의 안내가 고마워 개의치 않았다.
야크고기와 말고기가 식단에 올라왔다. 특별히 만든 맛있는 요리라고 했지만 둘 다 일행에게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가이드가 중간에 “좋은 건데..”하며 말고기 접시를 들고 나갔다. 주인 장씨와 가이드, 운전기사가 맛있게 먹었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신장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을 언덕에 있는 천보호텔에서 묵었다. 3성급이란다. 일정 마지막 날인 27일엔 아침 6시반 출발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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