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톈산산맥 초원기행 (6)- 구곡십팔만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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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톈산산맥 초원기행 (6)- 구곡십팔만의 장관
  • 이정식 / 언론인
  • 승인 2014.05.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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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날-2 (7/25), 빠인부르크 구곡십팔만
▲ 빠인부르크 구곡십팔만

독일 지명 같은 빠인부르크
산길 도로옆에서 점심을 먹고 빠인부르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우리가 찾아가는 구곡십팔만(九曲十八灣)은 빠인(巴音,파음)몽고자치주 안에 있는 자연공원내에 있다. 나라티처럼 터미널에서 티켓을 산 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입구에는 천아호(天鵝湖: 백조의 호수) 라는 커다란 글씨가 걸려있었다. ‘백조의 호수 공원’으로 해석하면 될까. 지도상에는 ‘빠인부르크 천아보호구’라고 적혀있다. (나중에 이곳을 ‘천아호 습지’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빠인부르크 풍경구내 ‘백조의 호수 습지 자연 공원’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굽이굽이 아홉번을 돌아 흐른다는 빼어난 풍광으로 이름있는 구곡십팔만이 바로 이 안에 있는 것이다. 습지안을 흐르는 강이다.
(주: 독일 지명 같은 빠인부르크는 과연 올바른 발음일까? 여행사의 자료에 빠인부르크로 표기했으므로 여기서도 같은 표기를 썼지만, 현지의 발음, 중국어 실제 발음은 조금씩 다른것 같다. 현지에서 보니 영어로 'BaYanbulak'라고 써놓았다. ‘바얀불락’이라는 몽골어로 추측된다. 몽골인 지역이므로... 이를 중국어로 巴音布魯克(우리 한자음은 ‘파음포로극’)이라고 표기하였는데, 중국어 발음부호를 따라 우리말로 적으면 ‘빠인부뤼커’가 된다.)

이곳에 도착하니 제법 쌀쌀했다. 건물내에서는 옛날 6.25 전쟁 때 중공군이 입었던 것 같은 두툼한 녹색 겨울 외투를 50위안에 빌려주고 있었다. 위로 올라가면 날이 추우니 빌려입으라는 것이다. 우리 일행 중에는 한 분(고덕필 청주대 명예교수)이 그 옷을 빌렸다.

30분 가량 버스로 이동했다. 다른 초원지대 갈 때처럼 가파른 오르막길은 아니었다. 초입부터 초원지대인걸 보면 이 지역의 해발이 꽤 높은곳 같다. 안내서에 보니 이곳의 해발은 약 2500미터.
버스의 첫 정차지는 천아호. 크지 않은 호수다. 호수변에 백조가 몇 마리 보였는데 묶어 놓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천아'란 흰색의 자연 거위를 말하는데 여기선 영어로 Swan(백조)이라고 써놓았다. 거위와 백조가 같은 것인지 헷갈렸다. 그리고 관광객들을 위해 실제 묶어 놓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들을 했다.)

▲ 꼼짝도 하지 않았던 천아호의 백조들. 백조가 맞기는 한건지.

천아호를 잠시 둘러 본 후 최종 목적지인 구곡십팔만 아래의 종점에 도착했다.
‘파인부르크천아호습지’라는 표지가 보였다. 도착 후 곧바로 구곡십팔만이 내려다보이는 지점까지 기다란 골프카트처럼 생긴 전동차로 바시리커 전망대로 이동하도록 되어있었다.

일행의 인솔자였던 사진작가 이정호 선생의 신통력이 발휘된 시점이 바로 이때였다. 전동차를 타기 직전이었는데, 느닷없이 이정호선생의 예언이 터져나왔다.
“비가 쏟아질 것 같으니 비 그친 후 전동차를 탑시다.”
모두들 어리둥절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거참 신통하게 잘 맞추셨네.”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20분 가량 비를 피해 있었을 것이다.

▲ 파란 우산모자를 쓰고 말을 모는 몽고족 소녀

비를 피해 관리건물앞 작은 천막 지붕안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비를 피하고 있던 관리건물 앞에는 관광객들을 태우는 말들이 모여있었다. 비가 막 쏟아지고 있을 때 조그만 우산모자를 쓴 작은 소녀가 말을 타고 나타났다. 이 지역은 몽골 유목민 지역이다. 몽골인 소녀인 것 같은데 비를 피하기 위해 만든 우산모자를 썼다. 과거에 한국에서 낙시꾼들이 햇빛을 피하기 위해 쓴 것을 본적은 있지만 초원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비를 피하고 있을 때 나의 짧은 중국어로 몽골족 청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청년은 내년에 내몽고(內蒙古)의 대학에 진학하여 동물학을 공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우리 일행을 보더니 반 이상 몽골인처럼 생겼다고 했다. 어떤 이는 한족 같다고 했고... 고덕필 명예교수님이 몽골인과 가장 가깝게 보인다고 말했다.

▲ 구곡십팔만을 배경으로 포즈를 잡은 고덕필 청주대 명예교수. 몽골족 청년이 우리 일행중 가장 몽골인 같다고 했다. 국방색 옷은 추위때문에 터미널에서 빌려입은 것.

구곡십팔만

한참만에 비가 그쳐 전동차를 타고 5분쯤 올라가니 유명한 구곡18만이 눈 아래 펼쳐졌다. 자연이 그린 오묘한 그림이다.

모두들 그 광경에 감탄을 하고 또 했다. 다만 작은 모기가 극성인 것이 문제였다.
일몰을 찍기로 하고 올라온 터라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이정호 선생의 두번째 예언이 터져나왔다.
“비가 또 쏟아질 것 같으니 내려갑시다.”
바로 전에 신통력을 발휘한 터라 말에 권위가 있었다.
모두 전동차를 타고 종점으로 내려와 셔틀버스에 부지런히 올라탔다. 비는 이미 또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 놀라운 예언 적중률을 보여준 이정호 사진작가

돌아가는 길에 비가 그쳤다. 이정호 선생이 “무지개가 곧 나올것”이란 세번째 예언을 했다. 잠시후 과연 무지개가 피어 올랐다. 우리 일행이 무지개를 찍으려고, 차를 세우라고 아우성을 치자 버스 기사가 잠시 차를 세웠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몇 컷을 찍고 부리나케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기사가 우리를 그대로 내려놓고 출발할 태세였기 때문이었다.

이정호 선생의 예언 적중률이 높은데 대해 일행중 일부 삐딱(?)한 인사들은 “어쩌다 맞춘 것”, 또는 “흐린 날씨 땜에 관절에 신호가 온 것일 것”이라고 평가절하 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적중률이 100%였으니 그러한 야유가 별로 힘을 발하지 못했다.
이 선생이 한국에서 중요한 계기에 한번만 더 예언을 적중시키시면 일행이 성금을 모아 점방 하나 내드리자는 분도 있었다.

▲ 백조를 형상화해 만든 천아호 습지자연공원 입구

우리는 그날 밤을 빠인부르크 은등호텔에서 자고 이튿날(26일), 마지막 경유지인 꿍나이스를 향해 출발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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