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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 목적은 한국 독립과 동양 평화 유지: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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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 목적은 한국 독립과 동양 평화 유지

하얼빈의 안중근 (7)

이정식 | 기사입력 2014/03/25 [23:12]

거사 목적은 한국 독립과 동양 평화 유지

하얼빈의 안중근 (7)

이정식 | 입력 : 2014/03/25 [23:12]

공판기록

안중근 의사는 법정에서 이토 저격 당시의 상황과 거사의 목적을 담담하게 밝혔다.

하얼빈 역에서 열차에서 내린 이토를 저격한 상황은 <안응칠 역사>에도 적혀 있지만, 공판에서의 진술은 더 상세하다.
또한 거사의 목적에 대해서도 “개인적 원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동양의 평화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다음은 당시의 뤼순 법정 공판기록이다.

▲ 안중근 의사 표준 영정

-------------
마나베 주조 재판장 : 이토 공이 탄 열차가 도착했을 때, 피고는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 상황을 진술하라.
안중근 : 내가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열차가 도착했다. 그와 동시에 음악이 연주됐고 병대(兵隊)가 경례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차를 마시면서 ‘하차하는 것을 저격할까, 아니면 마차에 타는 것을 저격할까’하고 생각했는데, 일단 상황이라도 보려고 나가보니 이토는 기차에서 내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영사단(領事團) 쪽으로 병대가 정렬한 앞을 행진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뒤쪽에서 같은 방향으로 따라갔지만, 누가 이토인지는 분별이 가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군복을 입은 것은 모두 러시아인이고 일본인은 모두 사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중 맨 앞에서 행진하는 사람이 이토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러시아 병대의 대열 중간쯤의 지점으로 갔을 때, 이토는 그 앞에 열 지어있던 영사단 앞에서 되돌아왔다. 그래서 나는 병대의 열 사이에서 안으로 들어가 손을 내밀고 맨 앞에서 행진하고 있는 이토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향해 십 보 남짓의 거리에서 그이 오른쪽 상박부를 노리고 세 발 정도를 발사했다. 그런데 그 뒤쪽에서 또 사복을 입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혹시 이토가 아닌가 생각하고 그 쪽을 향해 두 발을 발사했다. 그리고 나는 러시아 헌병에게 잡혔다.
재판장 : 피고는 군대 후방에 있었는데 어떻게 군대 전면을 통과하는 것을 저격했는가?
안중근 : 정렬하고 있는 병사와 병사 사이의 간격은 이삼 보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나는 그 후열의 병사 뒤에서 병사와 병사 사이에 있다가 내 앞을 이삼 보쯤 지나갔다고 생각했을 때 발사했다.
재판장 : 어떤 자세로 발사했는가?
안중근 : 서서 한쪽 발을 조금 앞으로 내디뎠지만, 특별히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치거나 하지는 않고 발사했다.
재판장 : 그때 이토 공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가?
안중근 : 얼굴을 본 기억은 별로 없지만 맨 앞에서 행진하고 있었고, 또 그 사람이 노인이었기 때문에 이토라고 생각했다.
---<중략>---

▲ 이토 히로부미가 도착하기 직전의 하얼빈 역 플랫폼

재판장 : 발사한 뒤 피고는 어떻게 포박당했는가. 그 당시의 상황을 말해 보라.
안중근 : 내가 발사하자 곧 러시아 헌병들이 나를 잡으려 덮쳤고, 그와 동시에 나는 그곳에서 나뒹굴었으며, 그때 가지고 있던 총을 던져버렸다. 나는 이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로 ‘코레아 우라’하고 만세를 삼창했다. 그리고 신체 검색을 받았다.
재판장 : 그때 피고는 권총 외의 흉기는 소지하지 않았는가.
안중근 : 작은 칼을 가지고 있었다.
재판장 : 피고는 권총을 빼앗겨서 그 작은 칼로 저항하지는 않았는가.
안중근 : 아주 작은 것이었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저항하는 따위의 일은 하지 않았다.
재판장 : 피고는 이번에 이토 공을 살해하고 그 자리에서 자살이라도 할 생각이 있었는가.
안중근 : 나의 목적은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의 유지에 있었고, 이토를 살해하기에 이른 것도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동양의 평화를 위한 것으로, 아직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토를 죽여도 자살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재판장 : 피고가 발사한 총알이 효력이 있었다고 생각했는가.
안중근 : 나는 효력이 있는지 몰랐고, 또 그 당시 이토가 사망했는지의 여부도 몰랐다.
재판장 : 피고는 러시아 관헌에게 체포되어 신문을 받으면서, 휴식 중에 통역으로부터 이토 공이 사망했음을 듣고 성상(聖像)을 향해 신에게 감사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안중근 : 나는 이토가 절명했는지 어떤지를 들은 일이 없다.
재판장 : 피고의 진술과 같이 정말 원대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면, 결행한 후 체포당하지 않도록 도주를 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피고는 도주할 작정이었는가?
안중근 : 나는 예상했던 목적을 달성할 기회를 얻기 위해 거사한 것으로, 결코 도주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재판장 : 권총을 자루 같은 데에 넣어 소지하고 있었는가?
안중근 : 아무데도 넣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재판장 : 이토 공은 부상 후 삼심 분 남짓 지나서 절명했는데, 피고는 그의 수행원이었던 가와카미 총영사와 모리 궁내대신 비서관 그리고 다나카 남만주철도주식회사 이사에게까지 부상을 입혔다. 공작 이외의 사람들에게 부상을 입힌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안중근 : 이토 이외의 죄가 없는 사람에게 부상을 입힌 것은 비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8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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