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용칼럼]손학규의 감동정치는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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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칼럼]손학규의 감동정치는 사라졌나.
  • 신수용 대기자.발행인
  • 승인 2019.04.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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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수용 대표이사.발행인

리더십이 있어야 리더다. 리더십은 헤드십과 다르다. 좋은 머리보다 조직에 감동을 줘야한다. 미국 남북전쟁때 이런 일이 있다. 매클렐런 장군이 있었다. 전쟁에서 뛰어난 장군이었다. 링컨 대통령은 그를 격려하기위해 국방부장관과 함께 그의 야전사령부를 찾았다. 장군은 전장터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사령관실에서 서,너시간이 기다리자, 그가 돌아왔다. 장군은 대통령과 장관을 본체만체하고 2층 자기방으로 올라갔다.

링컨과 장관은 서로 얼굴을 보고 그가 곧 내려올 것으로 생각했다. 한참 뒤 하녀가 내려와서 말한다. “죄송합니다만, 장군께서는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고 대통령과 장관께 말씀드리라고 이르셨습니다.” 놀란 것은 장관으로 펄펄뛰었다. 직속상관인 자기는 그렇다해도 대통령마저 무시한데 화가 치밀었다. 장관은 “저렇게 무례한 놈은 처음 봅니다. 당장 목을 쳐야합니다. 대통령께서 당장 직위해제 시키십시오.” 그러나 대통령은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링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은 내 아들이나, 내 친구 내 동생이 더 잘 듣는다. 그러나 전쟁에서는 이들은 엉터리다. 장군은 이 전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다. 장군이 유혈전쟁을 단 한시간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나는 장군의 말고삐라도 기꺼이 잡겠다” 이같은 소식이 전장터에 알려지자 맥클랜런 장군은 물론 병사가 감동했다. 지쳐있던 장병들이 ‘링컨만세. 위대한 미국만세’를 외쳤음은 당연하다. 이런 작은 감동이 모여 북군이 승리, 남북통일을 이뤘다.

5월의 아침, 국회를 들여다보니 우울하다. 희망은 없고 온통 상대에 꽂을 비수만을 찾는 분위기다. 이런 정치를 하라고 거액의 세비와 온갖 특권을 주면서 이들을 뽑았나하는 자괴감도 든다. 지난주는 정치사에 남을 실망들이 난무했다. 그것도 민주정파와 보수정파의 가운데 있는 바른미래당 때문이다. 여당은 분명이 아닌데 그렇다고 하는 꼴은 야당도 아니다. 정말 ‘요당(요상한 정당’의 모습이었다.

그나마 기대됐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처신이 어처구니 없다. 그는 과거 한나라당 경선을 치르다가, 탈당하며 당을 옮긴이다. YS(김영삼)정부 때 복지부장관을 하며 참신하고 깨끗한 보수 정치인으로 기자들은 평했다. 차세대 대선 주자감으로 일찌감치 꼽혔다. 그래서 교두보인 경기지사도 쉽게 됐다.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여러 명문이 있었다. 그중에 그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던 기억이 있다. 많은 이가 손학규의 말에 ‘옳소’를 외쳤음은 물론이다.

보수정당인 민자당에서 정치를 시작,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당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를 표방한 바른미래당의 대표가 됐다. 한나라당을 나온 뒤 2008년에는 대통합민주신당대표를, 2010년에는 민주당 대표를 거쳤다. ‘단맛 쓴맛’을 다 본 정치인이다. 그를 기대하는 이는 연륜과 경험을 꼽고 있다. 그러나 ‘개혁의 전도사’를 자처한 그에게 후한 평가는 없다. 전남 강진에 내려가 손학규식 정국구상을 했을 때도, 당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대해 ‘국민에게 감동을 못주는 정부’라고 비판했던 그다.

지난주에 있었던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드랙 의총과정에서 그는 감동도, 그렇다고 뛰어난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옛날 손학규가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손학규 감독에 김관영 원내대표 주연의 의총에서 보여준 모습은 ‘한지붕 세가족이 저럴 바엔 차라리 갈라 서라“고 할 정도였다.

그는 지난해 바른미래당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이런 대목을 말했다. 그는 ‘당의 통합이 가장중요하다. 우리안에 분열, 우리안의 보수.진보, 우리안의 영.호남, 우리 안의 계파등 이분법을 뛰어 넘어 우리안의 통합을 이뤄내겠다.’며 통합을 주장했다. 통합하려면, 내 말을 줄이고, 내 욕심을 줄여야한다. 그러나 지난주 내내 패스트트랙을 매끄럽게 처리 못하고 분열로 치달았지 않은가. 패스트트랙의 옳고 그름이 문제가 아니다. 나와 다른 이와 더 많이 얘기하고, 반대의견이라도 존중, 설득하는게 당대표가 아니냐는 말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그였다. 한나라당에서, 총재와 대선후보의 독선에 염중을 느껴 그는 탈당하지 않았나. 그에게 의회주의를 회복시킬 것을 기대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자신을 ‘찌질하다’고 비판했다는 이유로 이언주 의원을 1년간 당원권을 정지시켰다. 당원권 1년 정지는 내년 4월 총선이 1년 남았으니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것이다. 그 반대였으면 어땠을 까. 측근들이 이 의원을 징계하자고 했어도, 점잖게 이해시키고 이 의원을 받아들이는 감동을 줬어야한다. 당 소속의원 하나를 지키지 못하면서 어찌 당대표라 말할까. 그래놓고 그를 뺀 의총을 열어 12대11로 패스트트랙을 통과시켰다. 이는 번지는 불에 기름을 껴얹는 격이다. 의총장에 들어가지 못한 그는 ‘참담한 분노’를 느낀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정치를 깊이 모르는 이들은 이언주를 빼고 변칙 투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당 사무총장인 오신환의원이 맡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사보임했다. 그가 분명히 패스트트랙에 반대하겠다는 입장 밝히자 사보임하겠다는게 손대표다. 또 김관영 원내대표가 말을 바꾼 것이다. 지난주에 벌어진 일들이다. 급기야 바른미래당이 일으킨 당내 분란이 문희상 국회의장과 한국당이 충돌로 이어졌다. 문 의장이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국회는 시끄러웠다. 문 의장은 사개특위위원인 오 의원 대신 채이배 의원으로 바꾸는 일이 의사당이 아닌 병원에서 이뤄졌다.

이게 끝일까. 터질게 터진 것이다. 바른미래당엔 유승민계(8명),안철수계(8명),호남계(9명)라는 3대 계파가 있다. 이념적 성향이 다르니 지향점 역시 다르다. 당의 정체성인 중도냐 개혁보수냐를 놓고도 제각각이다. 그러니 총선이라는 젯밥을 놓고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당지도부의 독단에 반기를 든 것이다. 가령 손 대표가 지난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했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에선 여권의 장기집권 음모에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위기에, 난세에 연륜과 경험자가 필요했다.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리더의 모습을 기대했던 것이다. 한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 원내에서 이런데 원외위원장들은 오죽하랴. 이젠 감동이 없는 대표와 그 정당에 결합은 쉽지 않다. 이제 갈라서라. 우깜빡이를 넣었으면 우측으로, 좌깜빡이를 넣었으며 좌로 가라. 우깜빡이를 켜고 좌회전하는 일이 없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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