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종시,허울 좋은 젊은도시...빈건물, 빈 점포로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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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세종시,허울 좋은 젊은도시...빈건물, 빈 점포로 썰렁"
  • 권오주 기자
  • 승인 2019.04.07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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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경제신문=세종] 권오주 기자= "월화수목....월화수목...월화수목..."

세종시 보람동의 세종시청 청사 주변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A씨(55)의 달력에는 '월화수목'에만 동그라미가 처있다.  일주일 중에  '월화수목요일' 나흘만 문을 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일요일만 빼고 식당영업을 했으나,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개점휴업(開店休業)이 반복되다보니 금, 토,일은 아예 문을 닫고 인근 텃밭으로 향한다.

A 씨는 "세종은 젊은 이가 사는 도시라서 그런지 월화수목요일까지만 북적대지, 금.토.일은 거리에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나성동에서 건물관리업을 하는 B씨 (46)는 최근 자신의 고객인 주요 건물내 점포입주자들에게 독촉장을 보냈다.

▲ 세종특별자치시 전경[사진=카페happ****켑처]

자신이 관리하는 건물내 점포의 입주자들이 매달 내야하는 관리비용및 청소.방역비용을 수개월째 밀리는 바람에 곤란에 빠져 '연체된 비용을 내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B씨는 기자에게 "여기, 저기 건물에서 보듯이 빈 점포뿐이어서  관리비를 안내서 어쩔 수 없이 독촉장을 보내기로했다"면서 " 건물만 있지 사람이 없으니, 식당등이 문을 연지 몇달 안되어 폐업하기 일쑤"라고 씁쓸해 있다.

공직생활을 마치고 퇴직금과 은행 대출금을 합쳐 여러 개의 점포를 분양 받은 C씨도 마찬가지다.

▲ 세종특별자치시의 빈 건물, 빈점포가 즐비해 전국 17개 시도중에 공실률이 제일 높다[사진=TV조선 켑처]

그는 세종시에 대한 기대 때문에 대전에서 살다가 이사를 하면서 세종시내 6개의 점포를 분양 받았으나 입주자가 없다보니, 은행이자를 갚기 바쁘다고 했다.

그는 6개 중에 4개의  점포는 이미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놨지만  상가에 대한 매기(買氣)가 없다보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세종특별자치시내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번 듯한 건물들이 하나둘씩 들어섰지만‘상가공실’이 심각한 상태다.

세종시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현재 14.3%로 전국 평균(10.8%)보다 높다.

통계로 잡힌 공실이 이 정도인데, 실제는 이보다 훨씬 높다.

지난 달 초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나서 부랴부랴 문제를 의식하고 진단과 함께 해법을 찾고 있으나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없다.

행복청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시등과 상가 공실 대책마련 관계기관 업무협의’를 열어, 올 상반기 또는 오는 7월까지 공실 대책안을 내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세종시는 이와관련, 상가 미분양으로 인한 시행사들의 자금난, 임대인을 찾지 못하는 분양자, 비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줄폐업, 상가 공실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 등 악재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 세종특별자치시청 [사진= 네이버 켑처]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가의 1층 상가가 몇 달 동안 비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람들이 금요일부터 서울이나 인근 도시로 되돌아가면서 유동인구가 줄기 때문이다.

세종시청 공무원 D씨는 "회식이 많은  일반인의 '불금(불타는 금요일밤 '이 세종에서는 금요일이 아니라 목요일 밤인 것같다"라며 "서울과 외지가 집이 있는 사람, 그리고 젊은 거주자들은 주말.휴일동안 놀러 외지로 떠나기 때문에 금요일부터 주말. 휴일은 텅텅빈다'고 말했다.

D씨는 " 대전이 집이지만 출퇴근이 불편해 금요일 오후 대전의 집으로 갔다가, 일요일 오후나 월요일 이른 아침 대전에서 출근한다"고 소개했다.

서울등 수도권과 대전.천안. 청주등에 집이 있는 시민중에 상당수는 매일 또는 1주일 단위로  자가용 승용차나 KTX, BRT등으로 출퇴근하는 이가 많다.

 지난 2014년 12월 약 6만7880대였던 세종시 자동차 등록대수는 3월말 현재 15만2988대로 크게 늘었다.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다보니 세종시내 곳곳의 좁은 도로에 평일 출퇴근 시간에 이동량이 집중돼 교통체증이 반복된다.

행복청 관계자는 "서울에서 출퇴근하거나 숙소를 얻어 지내다 금요일 오후면 서울로 올라가는 공무원이 적지않다"라며 " 올해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예산은 지난해 98억2200만 원에서 106억6200만 원으로 8억4000만 원 증액된 것이 이런 이유"라고 설명헸다.

이렇다 보니 서울에서 출퇴근하거나 숙소를 얻어 지내다 금요일 오후면 서울로 올라가는 공무원도 여전히 많다. 올해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예산은 지난해 98억2200만 원에서 106억6200만 원으로 8억4000만 원 증액됐다.

 이 가운데 상가 공실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최대 방안은 유동인구를 늘릴 수 있는 기업유치가 핵심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를 위해 행복청은 지난해 6월부터 오는 6월까지 1년간 상가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생활권별 임대차 현황 및 거래동향 분석, 상업시설 수요 및 공급 동향, 향후 전망 분석 등이다.

▲ 세종특별자치시내 빈 건물, 빈점포[사진=TV조선켑처]

지금까지는 한국감정원의 상업용부동산 조사는 세종시 읍면지역까지 전체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실태파악에 헛점이 있었다.

세종시 상가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상가 공실률의 수치가 아니다. 현재의 상황을 분석한 이후 어떠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면서 “하지만 시장의 논리를 정책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장을 살릴 수 있는 기업유치에 관계기관은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시의 인구는 지난 2012년 출범, 1년후 12만 명이었다가 작년말 3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세종시의 인구 전출입통계를 보면,세종시가 인근 인구급증은 도시건설 취지인 수도권인구분산은 거리가 멀다.

 지난해 인구 이동만 보더라도 세종시로 전입한 인구 5만8000명 중 38.3%는 대전에서, 충남에 살던 사람 비중도 11.6%다.

대전.충남 전입인구를 합치면 세종시 전입 인구의 절반이다.

그바람에 대전 인구는 2013년 153만 명에서 지난해 149만 명으로 150만명 벽이 무너졌다.

세종시거주자의 평균연령은 32.9세로 전국 17개 시도가운데 가장 젊다.

그러다보니 세종시 합계출산율은 2015년 1.89명, 2016년 1.81명, 2017년 1.67명으로 3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젊은 인구가 많은 데다 육아휴직이 수월한 공공 부문 종사자가 많아 기관마다 직장어린이집을 갖추는 추세다.

그러나 큰 건물이 들어서고 깨끗한 환경등으로 그럴듯하지 속을 들여다보면  쾌적한 도시로서의  기능은 거리가 멀다.

 리얼미터가  지난 3월 조사한 17개 시도 광역자치단체 주민생활만족도에서 ‘세종시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중은 겨우  54.6%로 전체 광역시도 중 8위선이다.
 

뿐만아니다. 대전세종연구원이 지난해 세종시 주민 1244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주민들이 세종시 거주 여건 중 가장 불만이라고 꼽은 것은 높은 물가였다.

 세종시는 상가가 프랜차이즈 중심이고 임대료가 높아 인근 다른 지역보다 물가가 높은데 반해  병의원, 대중교통, 쇼핑시설, 매매 및 전세 가격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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