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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남의 영화속으로]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게리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불후의 명작
서대남 영화칼럼니스트  |  dnsu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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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0  08: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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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

1943년 '게리 쿠퍼(Gary Cooper)'와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이란 명배우로 대표되는 이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는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로 대어를 낚으려고 고군분투하는 한 늙은 어부의 불굴의 정신과 강직한 모습을 신문기자 출신 헤밍웨이 특유의 간결하고 힘 있는 문체로 묘사하여 1953년 퓰리처 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어니스트 헤밍웨이(Earnest Hemingway)'의 1940년 원작을 영상화하여 성공한 작품이다.

1943년 파라마운트 픽처스(Paramount Pictures)가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이 작품은 '샘 우드 (Sam Wood)'가 연출을 맡았고 원작자 헤밍웨이와 '더글라스 니콜스(Douglas Nichols)'가 각본을 썼으며 시대적 배경은 참전으로 스페인에 특별한 애정을 가졌던 헤밍웨이가 1936년 공화파가 집권하고 있는 스페인에 반발, 프랑코를 중심으로 하는 군부가 반란을 일으켜 전쟁으로 확대된, 1937년 스페인 내란에 얽힌 짧고 긴박한 3일간을 소재로 하고 있다.

또 파시스트에 대항하여 스페인 공화파에 가담, 직접 전투에 참가하여 앰뷸런스 운전기사로 참전했다가 부상을 당한 실전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미국의 젊은 대학 조교수인 '로베르토 조던(게리 쿠퍼 분)'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남의 나라 스페인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하는 데서 시작한다.

스페인 내란에서 반 프랑코파의 골즈장군 휘하의 게릴라 부대에 참가하여 일정한 임무를 맡아서 세고비아 남쪽 과다라마 동굴지대에서 부대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철교를 폭파하는 3일 동안의 주인공들의 행적을 밀도 있게 다룬 작품이다.

그에게 내려진 새로운 임무는 적군의 진격 로에 해당하는 산중의 대철교를 3일 후에 폭파시키라는 것. 로베르토는 안세르모라는 늙은 집시의 안내를 받으며 목적하는 산지로 찾아 들어간다. 철교를 폭파하기 위해서는 이 산악지방 집시들의 힘을 빌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작전이었다. 집시의 두목은 술을 좋아하는 파블로였는데 그는 이 작전에 선뜻 협조하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로베르토는 '파블로(Pablo)'의 아내 필라와 이 일을 협의하게 된다. 그녀는 자진하여 집시를 지휘해서 이 계획을 원조할 것을 제의한다. 파블로의 부하는 모두 필라의 명령에 따라 순조롭게 계획을 진행하는데 그 와중에 스페인 처녀 '마리아(Maria/잉그리드 버그만 분)'는 첫눈에 로베르토를 사랑하게 된다. 마리아는 시장의 딸이었고 아버지는 파시스트에게 총살을 당했으며 자신은 강간을 당한 뒤에 게릴라 부대 대장인 파블로(Pablo)에 의해 구출됐지만 정신적 충격에 빠져 있는 상태였다.

   
첫키스를 앞두고 서로의 코가 부딛히지 않게 접촉하는 방법을 수줍게 묻는 마리아와의 첫 키스장면

공화군 의용대로 활동하기 시작하여 3일 만에 파시스트군의 진격로인 다리를 폭파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로베르토에게 산악지대 게릴라 부대의 일원인 순박한 처녀 대원, 마리아는 짧은 만남이지만 순식간에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한편으론 정신적 충격에서 안정감을 되찾고 전쟁터에서의 너무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은 찰나적으로 불이 붙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따라서 마리아는 작전 중에도 늘 로베르토 옆에 있고 싶어 하지만 그는 자기 임무에만 충실히 몰두한다. 마리아는 함께 생활하는 무지한 동료 게릴라들과 비교해서 너무나 달리 격조 높은 로베르토 교수의 인격과 행동을 보고 주저 없이 그를 선택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고백한다. "당신이 죽으면 나도 죽을 거예요. 의미있게 살아야 사는 것이지요. 나를 미국으로 데려가 주세요. 당신에게 밥도 해주고 책도 읽어주고 커피도 끓여 주겠어요."

그러나 로베르토 교수는 "나는 밥도, 책도, 커피도 혼자 할 수 있어요." 로 답하자 "그럼 당신의 머리를 깎아 줄게요." 라고 응수하고 "나는 머리 깎는 걸 싫어합니다." 라고 하자, "저도 그래요. 그 점은 저와 같군요. 그럼 저는 할 게 없네요. 밤에 당신과 사랑을 나누는 일 밖에?" 라고 웃자 로베르토는 그때서야 마리아를 힘껏 포옹한다.

작전이 새어 나가 파시스트 군의 공격을 받지만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철교를 폭파하는 임무를 완수했다. 그러나 로베르토는 말을 몰고 철수하는 도중에 적의 공격을 받아 크게 부상을 당한다. 마리아는 쓰러진 그의 몸에 매달려 울며 떠나려 하지 않지만 로베르토는 그녀에게 떠날 것을 설득하고 필라는 강제로 그 녀를 끌고 떠나지 않을 수 없는 기로에서 단호했다.

   
동굴지대에서 다리 폭파작전을 위해 게릴라부대서 함께 생활하는 조던

"마리아, 나는 미국에 갈 수 없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 곁에 있을 것입니다." 로베르토는 심한 부상을 입었기에 다른 일행이 탈출할 수 있도록 자신이 희생하기로 결심하고 게릴라 대원들에게 그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마리아를 강제로 끌고 가게 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안전지대로 보내고 싶은 남아의 최후의 보호 본능일 것이다.

"안돼요, 안돼!" 마리아가 함께 남기를 고집하자 "마리아 당신이 떠나면 나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어서 떠나세요. 항상 같이 있는 것으로 기억해 주세요. 작별 인사는 하지 말아요. 우리는 헤어지는 것이 아니니 강해져야 해요. 생명은 고귀한 것이오." 로베르토는 부대원을 안전하게 철수시키고 혼자 남아서 추격군과 최후의 순간까지 싸우며 동료들의 탈출 시간을 벌어주려고 안간힘을 쏟는다.

울부짖으며 발버둥을 치다 드디어 부대원들이 마리아를 말에 태워 함께 떠나자 멀어져 가는 마리아를 뒤로 하고 로베르토는 홀로 남아 기관총을 잡고 있는 힘을 다해 다가오는 적을 향해 총탄을 퍼붓다 최후의 순간을 맞는다. 죽음을 알리는 조종(弔鐘)이 울린 것이다.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정치성의 강조보다 전쟁이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싹튼 운명적 사랑을 감동있게 묘사하여 갈채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열렬한 공화정부 지지자인 여걸 형 필러, 기타 개성이 강한 등장인물들이 생동감 넘치게 묘사되고 있다.

미국인 교수 로베르토와 스페인 처녀 마리아의 역경을 초월하는 격렬한 사랑의 장면이 감명 깊고 작가가 이 작품에서 전달하는 메시지, 개인과 인류와의 관계 그리고 자유의 위기와 개인의 무력함과 연대 책임의 중요성이 시사되고 있어 원작은 미국 사실주의의 대표적 걸작으로 냉철한 시각, 박력 있는 표현으로 평가 받았고 62세의 나이에 엽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헤밍웨이의 굴절된 삶을 예측 가능케 한다.

1943년 아카데미상에서 남녀 주연상 등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게릴라 대장 파브로의 여장부 아내 필라 역을 맡은 '카티나 파크시누(Katina Paxinou)'가 여우 조연상을 받음과 동시에 파크시누와 함께 파브로 역을 맡은 '아킴 타미로프 (Akim Tamiroff)'는 골든 글로브상의 남녀 조연상을 함께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두 연인이 키스하는 모습이다. 푸른 달빛이 가득한 바위틈에서 로베르토와 첫 키스를 나누려는 순간에 19세 처녀 마리아가 서로의 코가 부딪히지 않게 코의 위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고 묻자 로베르토가 자기 코가 맞부딪히지 않게 얼굴을 엇갈리게 비스듬히 옆으로 돌려 "이렇게!"라며 입술을 포갠다.

   

▲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前 매일경제신문 기자 △前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 △前 영국 Ben Line Korea 한국대표 △現 쉬핑뉴스넷(SNN) 상근편집위원△現 현대사기록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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