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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부인, 도스토옙스키 부인에게 출판업을 배우다
이정식 / 언론인  |  webmaster@sejong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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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4  09: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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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 가족 사진. 톨스토이(왼쪽에서 두번째) 소피야(오른쪽에서 두번째)

도스토옙스키 미망인 안나를 찾아온 톨스토이 부인 소피야

도스토옙스키가 세상을 떠난 후 안나는 한해 전에 시작한 ‘도스토옙스키 서적 판매상’을 접었다. 그러나 남편의 전집에 대한 출판은 꾸준히 계속했다.

안나가 도스토옙스키 전집 출판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안나를 찾아 온 사람이 있었다. 톨스토이 부인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톨스타야(1844~1919) 백작 부인이다. 안나가 미망인이 되고 4년이 지난 1885년의 일이다. 소피야는 안나에게, 자기도 남편의 책을 직접 출판하고 싶어 조언을 듣고자 왔다고 했다. 그 때까지 출판을 어떤 서적판매상에 맡겨왔는데, 인세가 적었다고 했다.

안나는 처음 만난 사이지만, 소피야에게 출판과 관련한 많은 ‘비밀’들을 솔직히 말해 주었다. 자신이 실패했던 사례들도 말해주고, 그녀가 낸 책의 광고 샘플들도 주었다.

첫 날의 만남 이후 두 사람은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다. 소피야와 안나(1846~1918)는 나이 차이도 두 살 밖에 안났다. 소피야는 페테르부르크에 올 때 마다 안나를 찾았고, 안나도 모스크바에 갈 기회가 있으면 소피야의 집을 방문했다. 안나는 회고록에서 “정말 기쁘게도, 출판인으로서의 내 조언이 유용해 그녀(소피야)의 출판은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많은 이익을 남겼다. 그때부터 20여 년 동안 백작 부인은 자신이 직접 백작의 저작들을 출판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했다. 또한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백작 부인은 천재적인 자기 남편(톨스토이)의 수호천사였다”고 썼다.

   
▲ 도스토옙스키 부인 안나 그리고리예브나 (1868)

안나, 톨스토이를 만나다

안나는 어느 겨울 날 모스크바의 톨스토이 저택으로 소피야를 보러갔다가 톨스토이를 만나게 되었다. 아마도 톨스토이의 모스크바 하모브니키 저택이었을 것이다. 이 저택도 지금 톨스토이 박물관의 하나로 개방되어 있다.

이날 톨스토이는 도스토옙스키의 미망인 안나가 와있다는 것을 알고는 소피야에게 안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안나는 소피야의 안내로 톨스토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백작은 그림에서 보았던 푸른 색 상의를 입고 소파에 앉아 있다가 안나를 반갑게 맞았다.

톨스토이는 안나에게 “이렇게 놀라울 수가 있소. 우리나라 작가들의 아내는 어쩜 이렇게 남편들을 닮았다 말이오!”하며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안나는 톨스토이의 이 말이 생뚱맞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를 매우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톨스토이는 베개 같은 것으로 가슴을 감싸고 있었다. 당시 톨스토이는 간 질환으로 기력이 쇠한 상태였다. 톨스토이는 생전에 도스토옙스키를 한번도 만나지 못한 것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나에게 남편이 어떤 사람으로 마음과 기억 속에 남아 있는지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안나는 감격에 겨워 이렇게 말했다.

“제 소중한 남편은, 이상적인 인간 그 자체였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지고의 도덕과 종교적인 품성에서 그이는 가장 높은 경지에 달한 사람입니다. 그이는 선량하고 마음이 넓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었죠. 정의롭고 사심이 없으면서도 섬세하고 자비로운 사람이었어요. 세상 누구도 그이 같은 사람은 없답니다! 그 사람의 강직하고도 고결한 심성 때문에 그토록 많은 적이 생겼죠! 남편을 떠난 사람 중에 이러저러한 형태로 남편의 조언과 위로,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나요? 물론 그가 발작을 일으킨 후 몸이 안 좋은 상태거나, 아니면 고통스러운 작업을 하고 있을 때 그를 만나게 되면 그는 엄격한 모습이었겠죠. 하지만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런 엄격함은 순식간에 선량함으로 바뀌곤 했답니다······.”(『도스또예프스끼와 함께한 나날들』)

톨스토이는 이러한 안나의 말을 듣고, “도스토옙스키는 언제나 내게 진정한 그리스도의 감정으로 충만한 사람으로 생각되었다”고 말했다. 안나는 “이 사람(톨스토이)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아는 능력의 소유자로구나” 하고 느꼈다. 안나가 톨스토이를 만난 것은 그 한번 뿐이었다. 그후 안나는 소피야가 야스나야 폴랴나의 영지로 그녀를 여러번 초대했지만 “톨스토이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꼈던 황홀함이 사라지게 될까봐 두려워 가지 않았다”고 회고록에 남겼다.

안나는 도스토옙스키와의 결혼 초기부터 속기로 일기를 써왔다. 안나는 후일 이 일기를 정서하는 작업을 했고,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녀가 말년에 쓴 회고록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안나는 1911년부터 회고록을 쓰기 시작해 세상 떠나기 2년전 인 1916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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