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장편소설 <딥뉴스>는 정권의 시녀가 되어버린 한 언론사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기자들이 펼치는 잠입 취재기를 담았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영화 같은 일들이 소설 속에서 펼쳐진다. 그에 맞서 기자들은 ‘텐프로’, 호스트바, 구치소, VVIP 명품관과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골프장, 피렌체의 미술관 등을 6mm 카메라와 녹음기로 종횡무진하며 흥미진진한 잠입 취재를 펼친다. 기자들의 소명과 임무는 ‘국민의 파수꾼’이 되어 진실 앞에 누구보다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이들의 눈과 입을 닫게 했는가? 이 소설은 정치권과 언론사의 추악한 결탁, 부당해고와 탄압에 맞서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MBC와 YTN에서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 기자인 작가가 리얼하게 그려냈다. 그는 “거대한 권력을 상대로 한 해직 기자들의 싸움이 그들만의 전쟁이 아님을 오늘 우리가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권력’의 눈 밖에 난 시사 프로그램의 기자들 세상을 뒤흔들 특종을 위해 하나로 뭉쳤다!
“막내인 저는 선배들 말씀이 떠올랐어요. 기자에게만 주어진 특혜, 광폭 인생! 경찰서 유치장부터 청와대까지, 노숙자에서 재벌 총수까지 경험하는 광폭 인생 말이죠.” _165쪽에서 잠입 취재와 깊이 있는 탐사보도로 명성과 인기를 쌓아가던 ABC방송사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딥뉴스>가 폐지 위기를 맞는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성 정치인 조부의 친일 행적을 단독 보도했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부의 심기를 건드린 탓에 갑작스럽게 프로그램 폐지 결정이 내려지고, 이에 ABC방송 기자들은 제작 거부와 파업으로 맞선다. 정치권의 압박이 강화되면서 <딥뉴스> 기자들은 업무 방해와 폭행 혐의로 긴급체포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섯 명의 <딥뉴스> 기자들은 정치권과 방송사의 탄압에도 포기하지 않고 여권의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3선 의원 ‘조경혜’의 비밀 출산 의혹을 계속해서 파헤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여성 정치인의 비밀은 어떤 형태로 드러나게 될까? 오랜 파업 기간 동안 무노동 무임금으로 버티며 대통령 캠프 출신 방송사 사장을 쫓아내려는 기자들의 노력은 물거품으로 사라질까? 언론이 권력과 자본에 결탁하여 ‘진짜 뉴스’가 사라진 시대. 넘치는 정보 속에서 정작 국민들이 알아야 할 뉴스는 축소되거나 은폐되는 현실 속에서 불의에 맞서 진실을 알리려는 방송 기자들의 취재기를 생생하게 맛볼 수 있다. (지은이 안형준, 300쪽, 새움출판사 02-394-1037)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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